두 아이의 엄마이자 프로젝트매니저, 강연자로 활동하는 김혜진 님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교육학·문헌정보학·생물학·간호학·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전혀 다른 영역을 오가며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해온 인물입니다. 그녀는 흩어져 보이던 경험들이 하나의 강점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해왔습니다.
현재 안식년을 비즈니스 운영을 이끌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조직문화·글로벌 커리어 등의 주제로 강연하며 북클럽과 모닝루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혜진 님. 글쓰기와 독서, 커뮤니티를 통한 ‘연결’과 ‘주도적인 삶’이라는 가치가 그녀가 일과 삶을 이어가는 중심입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엄마, 스스로의 기준으로 삶을 선택해 나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변화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Q.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현재는 프로젝트매니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진 입니다. 한국에서 교사의 꿈을 갖고 교육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유학생 아내로 처음부터 다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문헌정보학, 생물학, 간호학, 소프트웨어 개발자 부트캠프까지 전혀 다른 분야들을 공부하고, 지난 10년간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에서 일했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듯 일단 새로운 분야에 부딪혀보며 도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구난방처럼 흩어져 있던 경험들이 서서히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모든 시행착오가 오히려 저만이 가진 고유한 강점과 전문성을 만들어냈고, 현재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Q. 현재 하시는 일
현재는 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운영 전반을 돕고 있고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조직문화, 글로벌 커리어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클럽과 모닝루틴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일을 쉬었던 기간이 있었다면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작년까지 실리콘밸리의 로블록스(Roblox)에서 프로젝트매니저로 일하다가 퇴사를 하고 안식년을 위해 한국에 오게 됐어요. 10년 넘는 기간 동안 여러 번 임신, 출산, 유산을 거치며 기적적으로 두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과정에서 몸이 많이 상했고요. 그 와중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번아웃이 심각하게 왔고, 몸이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멘토 언니들이 "일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몸이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조언을 주셔서 6개월 고민 끝에 퇴사를 결정했어요. 그 때 그 결정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일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오히려 쉬고 나니 더 넓은 세상이 보이고 삶의 가치관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새로운 기회들도 만나게 됐고요.
예전에도 미국으로의 이주, 다른 주로의 이사, 재정적인 어려움, 건강 문제 등으로 원하던 길을 가지 못하거나 하던 일을 멈춰야 했던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혼란스럽고 좌절스럽기도 했지만, 주어진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제 길을 찾으려 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더 많은 분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했습니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재정비의 시간이었어요.

Q. 여러 전공과 경력을 경험하셨는데 커리어를 개척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것, 중심에 두어야 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여러 변화를 거칠 때마다 그걸 선택한 저만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어요. 회사에 면접을 볼 때 필요한 능력들 외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나와 회사의 핏인데요. 내가 왜 이런 길을 가게 되었고, 나의 커리어 골에서 이 회사는 어떤 의미인지, 나는 여기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나는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래서 그 기준에 따르면 지금 이 선택은 어떤 의미인지가 정리되어야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상황은 항상 변해요. 시장이 좋다가 나빠지기도 하고, 어떤 전공이 취업에 유리했다가 불리해지기도 하고, AI가 나오면서 대체되는 일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럴 때 나를 잘 이해하고 내 기준에 대해 잘 정리해 놓으면 바뀌는 세상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
결국 그게 주도성이랑 연관이 되는데, 환경이 저를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제가 선택하고 결정하며 나아가는 것이 후회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글쓰기와 독서 리추얼 프로그램,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이를 통해 나누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이런 활동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는 '치유와 성장', 그리고 '연결'입니다.
저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제2의 삶을 살게 된 경험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글쓰기와 독서, 그리고 미라클모닝이 제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어요. 독서는 고립된 제 세계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미라클모닝은 하루를 주도적으로 시작하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 경험들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복잡한 것을 정리하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길을 찾아주는 일에 의미를 느껴요. 그 본질은 교사를 꿈꿨을 때도, 프로젝트매니저로 일할 때도, 지금 강연과 글쓰기, 커뮤니티 운영을 할 때도 똑같습니다.
한창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때는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정보가 없어서 아예 생각도 못 해본 분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주고 싶어서 시작한 브런치 글이었어요. 실리콘밸리의 조직문화와 생활에 대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반응이 좋아져서 책으로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보 불균형 때문에 사람들이 선택의 제한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누군가는 단지 정보를 몰라서, 혹은 접근할 방법을 몰라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도조차 못 해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제 경험과 배움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클럽과 미라클모닝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곁에서 돕는 과정이 저를 행복하게 하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게는 큰 의미입니다.

Q.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균형은 없었어요. 제가 원하는 만큼 일을 하고 가정 생활에서도 다 잘 하려고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제가 찾은 방법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일할 때는 온전히 일에 집중하고, 아이들과 있을 때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려 노력했어요. 완벽하게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오히려 모든 것에서 죄책감만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흐린 눈 하고 살고,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면 일단 미뤄놓고 지냈습니다.
균형이 맞춰지는 찰나가 있는가 하면, 항상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우선순위를 바꿔가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 둘이 있을 때는 집이 항상 지저분해져서 2주에 한 번씩 청소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학교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이나 어린이집 연장반도 무조건 등록했어요. 도움받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도움받으면서 살았습니다. 균형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삶의 흐름에 따라 계속 조정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래서 저는 따뜻한 엄마이면서도, 늘 한계를 넘어서며 도전하던 엄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완벽한 엄마의 모습이 아니에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 혼란스러워도 끝내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 그리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엄마 역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꿈꾸고 도전하는 존재라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11년 동안 7번의 임신과 5번의 유산을 거쳐 기적적으로 두 아이들을 만났기 때문에,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더 소중하고 감사해요.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삶이 때로는 어렵고 혼란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 지금의 본인의 일을 할 수 있게 원동력이 된 자신만의 마인드셋 소개 부탁합니다.
중구난방처럼 보이는 경험들도 결국 연결된다는 믿음입니다. 교육학에서 문헌정보학, 생물학, 간호학, 소프트웨어 개발, 그리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까지 이어진 제 경력은 처음엔 서로 전혀 맞지 않는 조각들처럼 보였어요.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라는 깊은 혼란을 겪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깨달은 건, 그 모든 경험들이 결국 '나만의 조합'을 만들고, 그 조합을 필요로 하는 곳과 연결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바로 그 덕분에 이전 회사들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저만의 강점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경력이 쌓일수록 하나의 기술(skill)보다 더 중요해지는 것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 리더십, 주도성, 문제 해결력, 그리고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힘입니다. 프로젝트가 좌절되었을 때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능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팀을 이끌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같은 것들이요. 이런 소프트 스킬들은 제가 겪었던 수많은 혼란과 시행착오들, 절망적이기도 했던 순간들을 이겨내면서 자연스럽게 다져진 것들이었습니다. 기술적인 능력은 배우면 되고, 요즘은 AI 덕분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을 필요조차 없어요. 필요할 때마다 배우고, 이해하고, 적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사고방식,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주도성은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죠.
결국 저를 지금까지 움직이게 한 힘은, 흩어져 보이는 경험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그걸 나의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Q.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 다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살다 보면 모든 것에 100%의 에너지와 정성을 쏟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키우는 일, 나의 성장을 위한 노력,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노후 준비, 가족들을 돌보는 일까지…. 누구라도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해요.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이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가?"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떤 선택이 후회 없는 인생으로 이어질까?"
이 질문들에 대한 저만의 답을 찾고, 그 답에 맞는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면, 그 선택에 마음을 다하면 됩니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 손이 덜 가는 시기가 오면, 그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엄마들도 많아요. 요즘은 프리랜서, 파트타임, 원격 근무 등 일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나만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길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커리어가 더 중요한 시기라면, 아이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마련하고, 내가 원하는 속도로 커리어의 기반을 다져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난 뒤 돌아봤을 때 "그때의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에요.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을 내려놓고, 주도성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원하지 않는 선택을 상황이나 타인의 기대 때문에 억지로 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결국 내 삶은 내가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의미 있고 건강한 결정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선택하고 나서는 집중해서 그것을 향해 달려가세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자신이 만족하고 행복하면 주변 사람들도 다 느끼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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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이자 프로젝트매니저, 강연자로 활동하는 김혜진 님은 한 분야에 머물지 않고 교육학·문헌정보학·생물학·간호학·소프트웨어 개발까지 전혀 다른 영역을 오가며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해온 인물입니다. 그녀는 흩어져 보이던 경험들이 하나의 강점으로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해왔습니다.
현재 안식년을 비즈니스 운영을 이끌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조직문화·글로벌 커리어 등의 주제로 강연하며 북클럽과 모닝루틴 커뮤니티를 통해 사람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혜진 님. 글쓰기와 독서, 커뮤니티를 통한 ‘연결’과 ‘주도적인 삶’이라는 가치가 그녀가 일과 삶을 이어가는 중심입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엄마, 스스로의 기준으로 삶을 선택해 나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변화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Q.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현재는 프로젝트매니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진 입니다. 한국에서 교사의 꿈을 갖고 교육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결혼 후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유학생 아내로 처음부터 다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문헌정보학, 생물학, 간호학, 소프트웨어 개발자 부트캠프까지 전혀 다른 분야들을 공부하고, 지난 10년간 실리콘밸리의 여러 기업에서 일했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듯 일단 새로운 분야에 부딪혀보며 도전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구난방처럼 흩어져 있던 경험들이 서서히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모든 시행착오가 오히려 저만이 가진 고유한 강점과 전문성을 만들어냈고, 현재의 저를 있게 한 가장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Q. 현재 하시는 일
현재는 한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운영 전반을 돕고 있고요,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실리콘밸리에서 경험한 조직문화, 글로벌 커리어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클럽과 모닝루틴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Q. 일을 쉬었던 기간이 있었다면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작년까지 실리콘밸리의 로블록스(Roblox)에서 프로젝트매니저로 일하다가 퇴사를 하고 안식년을 위해 한국에 오게 됐어요. 10년 넘는 기간 동안 여러 번 임신, 출산, 유산을 거치며 기적적으로 두 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그 과정에서 몸이 많이 상했고요. 그 와중에도 쉬지 않고 일을 하다 보니 번아웃이 심각하게 왔고, 몸이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멘토 언니들이 "일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지만, 몸이 망가지면 되돌릴 수 없다"는 조언을 주셔서 6개월 고민 끝에 퇴사를 결정했어요. 그 때 그 결정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일어나지 못했을 거예요. 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오히려 쉬고 나니 더 넓은 세상이 보이고 삶의 가치관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새로운 기회들도 만나게 됐고요.
예전에도 미국으로의 이주, 다른 주로의 이사, 재정적인 어려움, 건강 문제 등으로 원하던 길을 가지 못하거나 하던 일을 멈춰야 했던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혼란스럽고 좌절스럽기도 했지만, 주어진 상황 안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며 제 길을 찾으려 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고, 더 많은 분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했습니다. 멈춤은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재정비의 시간이었어요.
Q. 여러 전공과 경력을 경험하셨는데 커리어를 개척해나가는데 있어 중요한것, 중심에 두어야 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여러 변화를 거칠 때마다 그걸 선택한 저만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어요. 회사에 면접을 볼 때 필요한 능력들 외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나와 회사의 핏인데요. 내가 왜 이런 길을 가게 되었고, 나의 커리어 골에서 이 회사는 어떤 의미인지, 나는 여기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 얘기할 수 있어야 해요. 나는 궁극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래서 그 기준에 따르면 지금 이 선택은 어떤 의미인지가 정리되어야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고요.
상황은 항상 변해요. 시장이 좋다가 나빠지기도 하고, 어떤 전공이 취업에 유리했다가 불리해지기도 하고, AI가 나오면서 대체되는 일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그럴 때 나를 잘 이해하고 내 기준에 대해 잘 정리해 놓으면 바뀌는 세상에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
결국 그게 주도성이랑 연관이 되는데, 환경이 저를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제가 선택하고 결정하며 나아가는 것이 후회없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글쓰기와 독서 리추얼 프로그램,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이를 통해 나누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제가 이런 활동들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치는 '치유와 성장', 그리고 '연결'입니다.
저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제2의 삶을 살게 된 경험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했던 글쓰기와 독서, 그리고 미라클모닝이 제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어요. 독서는 고립된 제 세계에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고, 미라클모닝은 하루를 주도적으로 시작하는 힘을 주었습니다.
이 경험들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에,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연결하고, 복잡한 것을 정리하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길을 찾아주는 일에 의미를 느껴요. 그 본질은 교사를 꿈꿨을 때도, 프로젝트매니저로 일할 때도, 지금 강연과 글쓰기, 커뮤니티 운영을 할 때도 똑같습니다.
한창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때는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그리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정보가 없어서 아예 생각도 못 해본 분들에게 자세한 정보를 주고 싶어서 시작한 브런치 글이었어요. 실리콘밸리의 조직문화와 생활에 대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반응이 좋아져서 책으로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보 불균형 때문에 사람들이 선택의 제한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누군가는 단지 정보를 몰라서, 혹은 접근할 방법을 몰라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도조차 못 해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제 경험과 배움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클럽과 미라클모닝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곁에서 돕는 과정이 저를 행복하게 하고,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제게는 큰 의미입니다.
Q.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솔직히 말하면, 완벽한 균형은 없었어요. 제가 원하는 만큼 일을 하고 가정 생활에서도 다 잘 하려고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제가 찾은 방법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일할 때는 온전히 일에 집중하고, 아이들과 있을 때는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려 노력했어요. 완벽하게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오히려 모든 것에서 죄책감만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흐린 눈 하고 살고, 크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면 일단 미뤄놓고 지냈습니다.
균형이 맞춰지는 찰나가 있는가 하면, 항상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우선순위를 바꿔가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 둘이 있을 때는 집이 항상 지저분해져서 2주에 한 번씩 청소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학교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이나 어린이집 연장반도 무조건 등록했어요. 도움받을 수 있는 건 최대한 도움받으면서 살았습니다. 균형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삶의 흐름에 따라 계속 조정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래서 저는 따뜻한 엄마이면서도, 늘 한계를 넘어서며 도전하던 엄마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완벽한 엄마의 모습이 아니에요.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모습, 혼란스러워도 끝내 방향을 찾아가는 모습, 그리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엄마 역시 한 명의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꿈꾸고 도전하는 존재라는 걸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11년 동안 7번의 임신과 5번의 유산을 거쳐 기적적으로 두 아이들을 만났기 때문에,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더 소중하고 감사해요. 그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이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게 되었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삶이 때로는 어렵고 혼란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Q. 지금의 본인의 일을 할 수 있게 원동력이 된 자신만의 마인드셋 소개 부탁합니다.
중구난방처럼 보이는 경험들도 결국 연결된다는 믿음입니다. 교육학에서 문헌정보학, 생물학, 간호학, 소프트웨어 개발, 그리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까지 이어진 제 경력은 처음엔 서로 전혀 맞지 않는 조각들처럼 보였어요. 변화가 있을 때마다 "나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라는 깊은 혼란을 겪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깨달은 건, 그 모든 경험들이 결국 '나만의 조합'을 만들고, 그 조합을 필요로 하는 곳과 연결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바로 그 덕분에 이전 회사들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저만의 강점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경력이 쌓일수록 하나의 기술(skill)보다 더 중요해지는 것이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 리더십, 주도성, 문제 해결력, 그리고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는 힘입니다. 프로젝트가 좌절되었을 때 다시 방향을 잡아가는 능력,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팀을 이끌 수 있는 마음의 여유 같은 것들이요. 이런 소프트 스킬들은 제가 겪었던 수많은 혼란과 시행착오들, 절망적이기도 했던 순간들을 이겨내면서 자연스럽게 다져진 것들이었습니다. 기술적인 능력은 배우면 되고, 요즘은 AI 덕분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을 필요조차 없어요. 필요할 때마다 배우고, 이해하고, 적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사고방식,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주도성은 단기간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죠.
결국 저를 지금까지 움직이게 한 힘은, 흩어져 보이는 경험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그걸 나의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Q.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 다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살다 보면 모든 것에 100%의 에너지와 정성을 쏟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역할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키우는 일, 나의 성장을 위한 노력,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 노후 준비, 가족들을 돌보는 일까지…. 누구라도 모든 영역을 완벽하게 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이런 질문을 해요. "나는 어떤 사람으로 이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가?" "죽을 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어떤 선택이 후회 없는 인생으로 이어질까?"
이 질문들에 대한 저만의 답을 찾고, 그 답에 맞는 우선순위에 에너지를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면, 그 선택에 마음을 다하면 됩니다. 아이들이 조금 자라 손이 덜 가는 시기가 오면, 그때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엄마들도 많아요. 요즘은 프리랜서, 파트타임, 원격 근무 등 일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나만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길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반대로 지금은 커리어가 더 중요한 시기라면, 아이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충분히 마련하고, 내가 원하는 속도로 커리어의 기반을 다져가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난 뒤 돌아봤을 때 "그때의 나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삶이에요.
무엇보다 이 과정에서 죄책감을 내려놓고, 주도성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원하지 않는 선택을 상황이나 타인의 기대 때문에 억지로 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하게 됩니다. 결국 내 삶은 내가 선택해야 하고, 그 선택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의미 있고 건강한 결정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선택하고 나서는 집중해서 그것을 향해 달려가세요. 어떤 선택을 하시든 자신이 만족하고 행복하면 주변 사람들도 다 느끼게 되고,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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