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로 커리어를 멈추고 육아에 전념하던 시간은 오히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필요했던 제품을 직접 만들고 블로그 이웃들에게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아동복 베베드피노, 아이스비스킷을 런칭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키즈편집샵 캐리마켓을 일궈낸 (주)더캐리의 이은정 대표.
그녀는 일과 육아가 완벽히 균형 잡힌 시간은 없었지만,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꾸준히 걸어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Q.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더캐리 대표 이은정입니다.
두 딸의 엄마이자, 베베드피노와 아이스비스킷, 푸마키즈, 그리고 키즈 편집샵 캐리마켓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새 제 인생의 일이 되었고, 이제는 많은 아이들의 옷을 만드는 일로 커졌습니다. 엄마로서, 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걸어온 모든 시간이 결국 지금의 저를 만든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사업(더캐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더캐리>는 <베베드피노>, <아이스비스킷>, <푸마키즈>, 그리고 캐리마켓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일상에 감각과 스토리를 입히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패션 비즈니스를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산업으로 보지 않고, ‘아이의 하루를 디자인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난 14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는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웰니스, 그리고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며,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더캐리>는 앞으로도 아이와 부모, 그리고 일상의 모든 순간 속에서 따뜻한 감성과 진정성을 전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Q. 일을 쉬었던(경력 단절) 기간이 있다면 그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아이를 낳고 난 뒤, 몇 년간은 완전히 일에서 손을 뗐습니다. 육아의 시기에는 오롯이 엄마로서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일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가 더 중요했습니다. 아이를 갖기 이전에는 패션 MD로 근무했는데요. 솔직히 복직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이 다시 일과 나를 찾아 나서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나의 일을 다시 찾아야겠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그리고 그 결심을 언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나요?
첫째 아이 솔이의 돌잔치를 준비하던 때였어요. 돌잔치에 입힐 옷을 찾는데 기존 시장에 나온 옷 중에선 아이에게 입히고 싶은 것도, 제가 입고 싶은 것도 없었어요. 그 불편함이 모든 시작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해외 브랜드의 드레스를 직구하여 당시 운영하던 블로그의 이웃들에게 특별한 날 입을 수 있도록 대여해 드렸어요.
그런데 반납 과정에서 일부 드레스가 아기용 퓌레나 과일 물이 묻어 오염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계기로, 드레스와 어울리는 스카프 빕을 직접 제작해 선물로 함께 보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에 출시된 스카프 빕은 대부분 동물이나 컬러풀한 패턴이 많아 제가 대여하던 드레스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스타일로 파스텔톤 컬러와 사랑스러운 패턴의 스카프 빕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이왕 만들 거면 택도 제대로 달고 브랜드도 정식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첫째 솔이 이름을 따 스페인어로 <아기 소나무>라는 뜻의 <베베드피노>라고 지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그 스카프 빕을 구입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달렸어요. 블로그에 스카프 빕 구매 글을 오픈하고 놀랍게도 하루 만에 제작했던 3백 장이 전부 매진되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스카프 빕의 성공이 지금의 ‘캐리마켓’까지 이어졌습니다. 누군가의 거창한 조언보다, 내 안의 작은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것이 결국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Q. 캐리마켓을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키즈 편집샵으로 키워내기까지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오프라인 편집샵으로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모으고, 직접 바잉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우리만의 색’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고객들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여긴 뭔가 감성이 달라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캐리마켓은 편집숍으로써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을 제안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그 이후로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썼습니다.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니라, 공간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경험이 가능한 곳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오고 싶어 하는 공간, 가족이 함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시도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쌓여 지금의 ‘캐리마켓 신사’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Q. 캐리마켓 다른 편집샵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요?
저희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입고 싶은 옷을 제안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옷을 입고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패션을 중심으로 두고 그 안에는 공간, 음악, 향기, 조명까지 고객이 느끼는 모든 감각적 경험을 세심하게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캐리마켓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캐리마켓이 내세울 키워드는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들이 캐리마켓에 와서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고, 울거나 소리 질러도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합니다.
둘째, 어떤 구성원의 가족들이 와도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공간이 되는 것. 반드시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도 좋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모두에게 필요한데 그런 곳이 흔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캐리마켓의 차별화는 규모나 마케팅이 아니라 ‘진심의 밀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이 쌓여 브랜드의 온도를 만들고, 그 온도가 고객에게 전해질 때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공간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Q. 사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나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요?
위기는 늘 있었습니다. 재고가 쌓이고, 매출이 떨어지고, 팀이 흔들릴 때마다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그 질문이 저의 중심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으면, 방향을 잃더라도 다시 길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걸어온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믿고 따라준 크루들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결국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처음의 마음을 끝까지 믿는 태도’,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매번 다시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었습니다.

Q. 일과 가정생활 사이의 균형,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근무시간은 탄력적인가요?
완벽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저는 ‘집중’을 선택했습니다.
일할 때는 온전히 일에 몰입하고, 아이들과 함께할 때는 미루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것 ―그 단순한 원칙으로 지금까지 균형을 지켜왔습니다.
또한, 요즘은 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여유가 생긴 것도 워라밸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잠시 멈춰 나 자신을 돌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은 결국 일과 삶 모두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물론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나이가 되었기에 지금의 균형이 가능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일과 삶의 균형은 제도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진실한 선택을 하는 것이 제가 지켜온 균형의 방식입니다.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나요? 대표님만의 육아철학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에게 늘 바쁘고, 정신없고, 자주 잊어버리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일과 엄마의 역할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완벽한 엄마보다 ‘진심인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 진심이 결국 아이들에게도 가장 깊은 사랑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육아의 중심에는 늘 ‘자율과 존중’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삶의 태도’를 보고 배우니까요.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말하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게 제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방식이자, 제 육아 철학의 전부입니다.

Q. 지금의 본인의 일을 할 수 있게 원동력이 된 자신만의 마인드 셋을 소개 부탁합니다.
저의 원동력은 ‘꾸준함’입니다. 잘 되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습니다. 결국 꾸준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저는 지난 시간을 통해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칫 한쪽으로 쏠리거나 자만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객관화를 하려 노력했습니다. 지나친 자신감보다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꾸준함을 오래 유지하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완벽함보다는 ‘방향’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마음으로 한 걸음씩 걸어왔고, 그 길의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Q.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 덕목은 무엇일까요?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고자 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절대 완벽한 시작은 없습니다. 누구나 어설프고, 부족하고,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진심으로 임하면 그 어설픔조차 결국 브랜드의 색깔이 됩니다. 그렇게 작은 한 걸음들이 쌓여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만들어가죠. 저 역시 완벽한 계획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업을 한다는 건 결과보다 지속할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멈추고 싶을 때가 오지만 그 순간조차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작게라도 시작하고, 흔들려도 멈추지 않고. 그렇게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결국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Q.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 다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그 마음을 너무 잘 압니다. 불안하고, 자신감이 사라질 때가 있죠. 하지만 저는 그 시절을 결코 ‘공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거예요. 세상 누구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무엇보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며 삶의 본질을 배워가는 지금이 바로 엄마의 시간입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우리를 가장 강하게 지탱해 줄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니어도, 당신만의 리듬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 걸음이 느려도, 그 걸음이 진심이라면 그 길은 반드시 여러분의 새로운 길이 됩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늘 여러분의 자리에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나아가세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요.


Bukett Magazine
출산과 육아로 커리어를 멈추고 육아에 전념하던 시간은 오히려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우며 필요했던 제품을 직접 만들고 블로그 이웃들에게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아동복 베베드피노, 아이스비스킷을 런칭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키즈편집샵 캐리마켓을 일궈낸 (주)더캐리의 이은정 대표.
그녀는 일과 육아가 완벽히 균형 잡힌 시간은 없었지만, 멈추지 않고 한 걸음씩 꾸준히 걸어온 과정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Q.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더캐리 대표 이은정입니다. 두 딸의 엄마이자, 베베드피노와 아이스비스킷, 푸마키즈, 그리고 키즈 편집샵 캐리마켓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 어느새 제 인생의 일이 되었고, 이제는 많은 아이들의 옷을 만드는 일로 커졌습니다. 엄마로서, 또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걸어온 모든 시간이 결국 지금의 저를 만든 여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사업(더캐리) 소개 부탁드립니다.
<더캐리>는 <베베드피노>, <아이스비스킷>, <푸마키즈>, 그리고 캐리마켓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일상에 감각과 스토리를 입히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패션 비즈니스를 단순히 옷을 판매하는 산업으로 보지 않고, ‘아이의 하루를 디자인한다’는 철학을 기반으로 지난 14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습니다.
현재는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웰니스, 그리고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며,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더캐리>는 앞으로도 아이와 부모, 그리고 일상의 모든 순간 속에서 따뜻한 감성과 진정성을 전하는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Q. 일을 쉬었던(경력 단절) 기간이 있다면 그 이유나 계기가 있었을까요?
아이를 낳고 난 뒤, 몇 년간은 완전히 일에서 손을 뗐습니다. 육아의 시기에는 오롯이 엄마로서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일보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가 더 중요했습니다. 아이를 갖기 이전에는 패션 MD로 근무했는데요. 솔직히 복직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깨달음이 다시 일과 나를 찾아 나서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Q. 나의 일을 다시 찾아야겠다,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마음 먹은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그리고 그 결심을 언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나요?
첫째 아이 솔이의 돌잔치를 준비하던 때였어요. 돌잔치에 입힐 옷을 찾는데 기존 시장에 나온 옷 중에선 아이에게 입히고 싶은 것도, 제가 입고 싶은 것도 없었어요. 그 불편함이 모든 시작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직접 해외 브랜드의 드레스를 직구하여 당시 운영하던 블로그의 이웃들에게 특별한 날 입을 수 있도록 대여해 드렸어요.
그런데 반납 과정에서 일부 드레스가 아기용 퓌레나 과일 물이 묻어 오염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계기로, 드레스와 어울리는 스카프 빕을 직접 제작해 선물로 함께 보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에 출시된 스카프 빕은 대부분 동물이나 컬러풀한 패턴이 많아 제가 대여하던 드레스 스타일과는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스타일로 파스텔톤 컬러와 사랑스러운 패턴의 스카프 빕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이왕 만들 거면 택도 제대로 달고 브랜드도 정식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첫째 솔이 이름을 따 스페인어로 <아기 소나무>라는 뜻의 <베베드피노>라고 지었습니다. 아주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그 스카프 빕을 구입하고 싶다는 댓글들이 달렸어요. 블로그에 스카프 빕 구매 글을 오픈하고 놀랍게도 하루 만에 제작했던 3백 장이 전부 매진되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작은 스카프 빕의 성공이 지금의 ‘캐리마켓’까지 이어졌습니다. 누군가의 거창한 조언보다, 내 안의 작은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것이 결국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Q. 캐리마켓을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키즈 편집샵으로 키워내기까지의 여정이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작은 오프라인 편집샵으로 시작했습니다. 좋아하는 브랜드를 모으고, 직접 바잉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우리만의 색’을 만들어 갔습니다. 그러던 중 고객들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여긴 뭔가 감성이 달라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캐리마켓은 편집숍으로써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을 제안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요.
그 이후로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도 힘썼습니다. 단순한 팝업 스토어가 아니라, 공간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경험이 가능한 곳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오고 싶어 하는 공간, 가족이 함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시도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쌓여 지금의 ‘캐리마켓 신사’라는 하나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Q. 캐리마켓 다른 편집샵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면요?
저희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큐레이션하는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입고 싶은 옷을 제안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옷을 입고 함께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패션을 중심으로 두고 그 안에는 공간, 음악, 향기, 조명까지 고객이 느끼는 모든 감각적 경험을 세심하게 설계했습니다. 그 결과 캐리마켓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어요.
캐리마켓이 내세울 키워드는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이들이 캐리마켓에 와서 그들의 꿈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것.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동등한 대우를 받고, 울거나 소리 질러도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게 합니다.
둘째, 어떤 구성원의 가족들이 와도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공간이 되는 것. 반드시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도 좋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모두에게 필요한데 그런 곳이 흔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캐리마켓의 차별화는 규모나 마케팅이 아니라 ‘진심의 밀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이 쌓여 브랜드의 온도를 만들고, 그 온도가 고객에게 전해질 때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공간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Q. 사업을 하며 기억에 남는 위기의 순간들이 있었나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방법은 무엇일까요?
위기는 늘 있었습니다. 재고가 쌓이고, 매출이 떨어지고, 팀이 흔들릴 때마다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그 질문이 저의 중심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으면, 방향을 잃더라도 다시 길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걸어온 동료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끝까지 믿고 따라준 크루들이 있었기에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결국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거창한 전략이 아니라 ‘처음의 마음을 끝까지 믿는 태도’, 그리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믿음이 있었기에, 우리는 매번 다시 길을 찾아 나설 수 있었습니다.
Q. 일과 가정생활 사이의 균형, 워라밸은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근무시간은 탄력적인가요?
완벽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저는 ‘집중’을 선택했습니다. 일할 때는 온전히 일에 몰입하고, 아이들과 함께할 때는 미루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것 ―그 단순한 원칙으로 지금까지 균형을 지켜왔습니다. 또한, 요즘은 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여유가 생긴 것도 워라밸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잠시 멈춰 나 자신을 돌보고 재정비하는 시간은 결국 일과 삶 모두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물론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몫을 충분히 해내는 나이가 되었기에 지금의 균형이 가능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결국 일과 삶의 균형은 제도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진실한 선택을 하는 것이 제가 지켜온 균형의 방식입니다.
Q. 아이에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싶나요? 대표님만의 육아철학이 궁금합니다.
아이들에게 늘 바쁘고, 정신없고, 자주 잊어버리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을 사랑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일과 엄마의 역할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엄마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 자체가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완벽한 엄마보다 ‘진심인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그 진심이 결국 아이들에게도 가장 깊은 사랑으로 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육아의 중심에는 늘 ‘자율과 존중’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게 부모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믿음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삶의 태도’를 보고 배우니까요.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살아야 해”라고 말하기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그게 제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삶의 방식이자, 제 육아 철학의 전부입니다.
Q. 지금의 본인의 일을 할 수 있게 원동력이 된 자신만의 마인드 셋을 소개 부탁합니다.
저의 원동력은 ‘꾸준함’입니다. 잘 되는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갔습니다. 결국 꾸준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는 것을 저는 지난 시간을 통해 몸으로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칫 한쪽으로 쏠리거나 자만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객관화를 하려 노력했습니다. 지나친 자신감보다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꾸준함을 오래 유지하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완벽함보다는 ‘방향’을,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 마음으로 한 걸음씩 걸어왔고, 그 길의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제가 되었습니다.
Q. 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 덕목은 무엇일까요?
완벽한 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작은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고자 하면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절대 완벽한 시작은 없습니다. 누구나 어설프고, 부족하고,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진심으로 임하면 그 어설픔조차 결국 브랜드의 색깔이 됩니다. 그렇게 작은 한 걸음들이 쌓여 자신만의 속도와 리듬을 만들어가죠. 저 역시 완벽한 계획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업을 한다는 건 결과보다 지속할 수 있는 마음의 에너지를 관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멈추고 싶을 때가 오지만 그 순간조차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작게라도 시작하고, 흔들려도 멈추지 않고. 그렇게 한 걸음씩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결국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든다고 믿습니다.
Q.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 다시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엄마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그 마음을 너무 잘 압니다. 불안하고, 자신감이 사라질 때가 있죠. 하지만 저는 그 시절을 결코 ‘공백’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 거예요. 세상 누구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무엇보다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며 삶의 본질을 배워가는 지금이 바로 엄마의 시간입니다. 그 경험은 언젠가 다시 일을 시작할 때 우리를 가장 강하게 지탱해 줄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조금 늦어도 괜찮습니다. 남들과 같은 속도가 아니어도, 당신만의 리듬이 분명히 있습니다. 한 걸음이 느려도, 그 걸음이 진심이라면 그 길은 반드시 여러분의 새로운 길이 됩니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오늘 여러분의 자리에서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말고 나아가세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요.
Bukett 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