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는 국가>의 저자 R.제임스 브라이딩은 덴마크·핀란드·아일랜드·이스라엘·네덜란드·싱가포르·스웨덴·스위스가 글로벌 사회의 경쟁과 혁신 속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국가로 성장한 힘에 ‘겸손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겸손에 대해 개인과 현실을 잇는 ‘중재자’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들 선진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에는 일관된 교육 시스템과 공공을 향한 신뢰가 있다고 단언했다.
베벌리힐스 고교생의 수학·과학 성적은 미국 전체의 상위 12%에 해당하지만, 싱가포르 학생들과 비교하면 하위 34%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연구 결과가 있다.
세계에서 교육 격차가 가장 작은 핀란드의 정책 철학에는 “아무도 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

헬싱키대학교 한넬레 니에미 교수는 “국가의 성공은 하위 50% 학생을 교육하는 방식에 달렸다. 상위 10% 학생들은 어떤 교육제도 하에서도 대체로 잘하며 평균 이하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별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핀란드 교육의 기적을 잘 설명해준다.
작은 국가들은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교육 개혁을 통해 수학·과학 분야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과를 글로벌 상위 수준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 사회에서 계층 간 상향 이동성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에 기여했다.
핀란드 국민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 덴마크 정부의 환경에너지 투자를 위한 국민연금펀드 지원, 아일랜드 고학력자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외자 유치와 양당 정치의 균형은 한국 사회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 사태는 학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세상에 범람하는 차별과 혐오는 계급을 고착시키고 자본주의 성장을 방해한다. 높은 수준의 자본주의는 통합과 신뢰가 구축된 사회 안에서 안정될 수 있다. R.제임스 브라이딩은 “사회에 만연한 불신이 불필요하게 지불되는 세금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내 가족이 8년 전 정착을 결정한 이곳은 경제적 빈부와 교육의 격차가 서울에서 가장 심한 동네에 속했다. 재개발 구역이 되면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지난 8년 동안 살면서 임대인과 세입자, 아파트와 빌라, 그리고 여러 계층의 학생과 학부모 등 이웃 주민들의 사이에 조금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다고 감히 단정할 순 없겠지만, 다시 말해 상대에게 우월감이나 자격지심을 겉으로 드러낸 경우를 겪은 적은 없다.
“20억 주상복합에 사는 아이 친구와 낡은 주택가에 사는 우리 가족이 서로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거나, 우리가 그들을 부러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얼마 전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소셜믹스(고가 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를 통합한 단지) 논쟁 중에 이런 질문을 던지자 모두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에 자가로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30억~40억원 아파트와 70억~80억원으로 오른 아파트 사이의 벽이 있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많아.”
나의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2018년 이코노미스트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63%가 “자신을 불행한 사람이라고 느낀다.”고 보도했다.
나는 나의 딸들이 건강한 생각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부러움과 질투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맞다. 하지만 동경하는 마음을 자신의 발전 동력으로 삼는 것과, 비뚤어진 질투로 괴로워하는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내 딸들에게 “우리 모두 각자 자기 인생의 노선이 있어야 하고 그 차이로 인해 불행해선 안된다.”고 가르칠 것이다. “아무도 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핀란드의 교육과도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작게 보면 개인은 조직과 사회의 경쟁에서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다.

노향
경제지 19년차 기자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
<너무 작아서 실패할 수 없는 국가>의 저자 R.제임스 브라이딩은 덴마크·핀란드·아일랜드·이스라엘·네덜란드·싱가포르·스웨덴·스위스가 글로벌 사회의 경쟁과 혁신 속에서 가장 살기 좋은 국가로 성장한 힘에 ‘겸손함’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겸손에 대해 개인과 현실을 잇는 ‘중재자’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이들 선진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에는 일관된 교육 시스템과 공공을 향한 신뢰가 있다고 단언했다.
베벌리힐스 고교생의 수학·과학 성적은 미국 전체의 상위 12%에 해당하지만, 싱가포르 학생들과 비교하면 하위 34%라는 이코노미스트의 연구 결과가 있다.
세계에서 교육 격차가 가장 작은 핀란드의 정책 철학에는 “아무도 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
헬싱키대학교 한넬레 니에미 교수는 “국가의 성공은 하위 50% 학생을 교육하는 방식에 달렸다. 상위 10% 학생들은 어떤 교육제도 하에서도 대체로 잘하며 평균 이하 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별한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핀란드 교육의 기적을 잘 설명해준다.
작은 국가들은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교육 개혁을 통해 수학·과학 분야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과를 글로벌 상위 수준으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들 사회에서 계층 간 상향 이동성은 국가 경제의 경쟁력에 기여했다.
핀란드 국민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 덴마크 정부의 환경에너지 투자를 위한 국민연금펀드 지원, 아일랜드 고학력자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외자 유치와 양당 정치의 균형은 한국 사회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갈수록 심화되는 교육 불평등 사태는 학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 세상에 범람하는 차별과 혐오는 계급을 고착시키고 자본주의 성장을 방해한다. 높은 수준의 자본주의는 통합과 신뢰가 구축된 사회 안에서 안정될 수 있다. R.제임스 브라이딩은 “사회에 만연한 불신이 불필요하게 지불되는 세금과도 같다”고 표현했다.
내 가족이 8년 전 정착을 결정한 이곳은 경제적 빈부와 교육의 격차가 서울에서 가장 심한 동네에 속했다. 재개발 구역이 되면서는 이러한 문제가 더욱 커졌다.
그럼에도 지난 8년 동안 살면서 임대인과 세입자, 아파트와 빌라, 그리고 여러 계층의 학생과 학부모 등 이웃 주민들의 사이에 조금의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는 동네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의 생각이 어떻다고 감히 단정할 순 없겠지만, 다시 말해 상대에게 우월감이나 자격지심을 겉으로 드러낸 경우를 겪은 적은 없다.
“20억 주상복합에 사는 아이 친구와 낡은 주택가에 사는 우리 가족이 서로의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 부자연스럽거나, 우리가 그들을 부러워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얼마 전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소셜믹스(고가 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를 통합한 단지) 논쟁 중에 이런 질문을 던지자 모두가 “당연하지!”라고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강남 아파트에 자가로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30억~40억원 아파트와 70억~80억원으로 오른 아파트 사이의 벽이 있고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도 많아.”
나의 동료는 이렇게 말했다. 2018년 이코노미스트는 인스타그램 사용자의 63%가 “자신을 불행한 사람이라고 느낀다.”고 보도했다.
나는 나의 딸들이 건강한 생각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랐다. 부러움과 질투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맞다. 하지만 동경하는 마음을 자신의 발전 동력으로 삼는 것과, 비뚤어진 질투로 괴로워하는 태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내 딸들에게 “우리 모두 각자 자기 인생의 노선이 있어야 하고 그 차이로 인해 불행해선 안된다.”고 가르칠 것이다. “아무도 배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핀란드의 교육과도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작게 보면 개인은 조직과 사회의 경쟁에서 무엇을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다.
노향
경제지 19년차 기자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